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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tz スピッツ 스핏츠

by 유체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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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tz スピッツ 스핏츠

스핏츠는 일본의 4인조 밴드이다. 얼터너티브락, 컬리지락, 모던락 모두 부를 수 있는 음악 스타일이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저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 순수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밴드이다.

1987년 결성해서 1991년 메이저 데뷔라니, 사실 이렇게 오래된 밴드인 줄 몰랐다. 내가 스핏츠를 듣기 시작한 게 2000년대이기도 하지만 쿠사노 (보컬, 기타)가 너무도 동안인 데다 목소리가 너무 미성이라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30대 같은데 나이는 나만 먹은 걸까.

그런 일본 국민 밴드 중 하나인 스핏츠, 이번에 명탐정 코난 극장판 엔딩곡이 너무도 좋아서 쓰는 글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스핏츠 멤버 사진
스핏츠. 공식 홈페이지 캡쳐.

 

1. 運命の人 (운명의 사람)

스핏츠를 만나게 된 것은 2000년경, TV에서 우연히 본 일본 영화의 엔딩곡 運命の人였다. 노래가 너무 좋아 엔딩 크레디트를 열심히 보고 스핏츠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영화는 '달빛의 속삭임'이라는 청춘물이었는데 당시에는 제목도 몰랐다가 나중에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되었다. 10대인 남자와 여자가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상처 주고 사랑하는 내용, 조금은 변태적인 영화였다. 그렇게 영화 내내 이해하기 어려운 흐름이었다가 갑자기 포근하고 아련한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이상하게 무언가 희열이 느껴졌다.

나는 스핏츠의 전곡을 다 듣는 열혈 팬은 아니다. 지금도 나온 지 꽤 오래된 이 곡을 가장 좋아하고, (그들은 반기지 않을 테지만) 베스트 앨범인 RECYCLE Greatest Hits of SPITZ를 가장 많이 듣고 좋아한다. 최근 곡은 모르는 노래도 많다. 음악적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공존하지만 스핏츠가 가지고 있는 일관된 분위기만큼은 그들의 트레이드마크가 아닐까 싶다.

 

2. 기억의 단편 - 2008년 내한공연 SAZANAMI OTR

스핏츠 2008년 내한공연 포스터
스핏츠 2008년 내한공연

2008년 멜론 악스홀 (현 yes24홀)에서 그들의 내한 공연이 있었다. 이전에는 몇 번 왔었지만 2008년 이후로는 아직 다시 온 적은 없는 것 같다. 사자나미 앨범을 발표하고 오랜만에 한국 공연이었고 나에게는 첫 라이브였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특별히 기억은 없지만 내 이름은 김삼순의 곡을 한국어로 불렀던 것은 기억한다. 너무나도 한결같은 모습이었고 기타 사운드가 생각보다 강렬했다는 기억이 있다. 드럼파트의 사키야마가 아주 잘 생겼고 쿠사노는 주성치를 닮았다고 생각했었다.

굿즈로 회색 레글런 티셔츠와 삼색 볼펜을 샀었다. 굿즈는 왜 다 예쁜 걸까. 그 레글런 티셔츠도 너무 이쁘지만 지금 살이 쪄서 못 입고 고이 모셔두고 있다.

 

3. 美しい鰭 (아름다운 지느러미)

명탐정 코난은 매년 4월이 되면 극장판이 나온다. 코난의 테마곡은 being 계열의 뮤지션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비즈, 쿠라키마이 등등이 있다. 하지만 극장판의 경우 조금 범위가 넓어져 being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재작년 비색의 탄환은 도쿄지헨이, 작년 할로윈의 신부 엔딩은 범프 오브 치킨이었다. 둘 다 너무 좋아하는 밴드여서 극장판에서 보면 나도 모르게 감동이 벅차오른다. 가만 생각해 보면 극장판 코난의 경우 신인 뮤지션과 작업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역사가 있고 지명도가 있는 뮤지션들과 작업하는 것 같다. 

올해 극장판인 '흑철의 어영'은 스핏츠이다. 발표가 났을 때 나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히든카드 같은 느낌이었다. 흑철의 어영은 오랜만에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편으로 관계자들도 팬들도 아주 기대가 많은 작품이었다. 수익적으로도 100억 엔 이상 노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120억 엔을 넘었다고 한다. (스고이...)

그런 긴장감 넘치는 영화의 엔딩에 나올 바닷속 물고기의 움직임 같은 이 곡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감동적이다. 스핏츠의 곡은 사실 이론적으로 엄청 어려운 곡은 아닐 것이다. 실제 얼마 전에 기타 연습을 하면서 내가 아는 기본 코드로는 이제 엄청난 곡이 나오지 않는 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이 곡의 코드를 찾아보니 너무나 간단한 코드여서 놀랐었다. 뭔가에 한 대 맞은 듯한 진정한 고수의 느낌이랄까.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가사 역시 이 영화를 생각하며 작업한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과하지 않게 스며들듯 뽐내는 아름다움. 최근에 들었던 스핏츠의 곡 중에서 최고인 것 같다. 

 

일본의 기타 팝 밴드로서는 가히 최고라 말할 수 있는 스핏츠. 데뷔 30년이 훌쩍 넘어가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목소리와 음악을 들려주기를 바란다.  

 

* spitz - 美しい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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