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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와 스트록스와 엘르가든

by 유체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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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뜨거운 여름은 계속된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대면 공연이 코로나 종식과 함께 올해에는 정말 박이 터진 듯 페스티벌도 내한공연도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힘들었을 예술인들의 코로나 시기를 보상이라도 하는 것일까. 돈과 시간이 있다면 여기저기 국내 해외를 옮겨 다니며 그 옛날의 히피처럼 여름 내내 음악에 취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토요일 헤드라이너로 스트록스 (The Strokes)가 예정되어 있는데, 나는 2001년 1집 is this it 이 발매되는 그때부터 3집까지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다. 개인 홈페이지에 그들에 대한 온갖 칭찬글을 쓰며 그 당시 가장 힙했던 그들이 온다면 꼭 보러 갈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공연은 인연이 없는지 2006년에 왔을 때도 보지 못했고 올해도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결국 티켓을 취소했다. 어쩌면 펜타포트와 인연이 없는 걸까. 지산, 안산, 시티브레이크까지 다 갔지만 펜타포트는 아직 한 번도 가지 못했다.

 

펜타포트록페스티벌 타임테이블. 공식 홈페이지 캡쳐함.
타임테이블이 나왔다. 공식홈페이지 캡쳐. 작아서 안보이는 분들은 홈페이지 참조해주세요.

1. 펜타포트 (Pentaport)

올해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은 8월 4일부터 3일간 송도달빛국제공원에서 펼쳐진다. 이제 딱 열흘 남았다.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로 시작했으나 당시 너무 많은 비로 취소되었고 이후 2006년부터 펜타포트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초반에는 예스컴이라는 곳이 주관했다가 무언가의 일로 예스컴과 결별, 2019년부터 경기일보와 함께 하고 있다. 사실 2009년쯤부터 국내 밴드가 헤드라이너로 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금에 와서 과거의 라인업들을 쭉 보고 있으면 운영진의 노고가 절로 느껴진다. 그 당시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문화 강대국도 아니어서 일본 후지록과 연계한다고 해도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장소도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비도 계속 오는 와중에도 오랫동안 록페스티벌의 명목을 유지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2. 스트록스 (The Strokes)

스트록스는 그 당시 많은 평론가들이 옥신각신했었다. 새로운 록스타 탄생으로 치켜세우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그저 아마추어의 실력을 가진 뉴욕 젊은이들이라는 쪽도 더러 있었다. 개러지락 리바이벌,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등의 장르로 불리던 그들의 등장은 얼터너티브 이후 소소하게 다양한 장르들이 인기를 얻던 록 시장에 큰 활기를 불러일으켰고 화이트 스트라입스와 항상 같이 거론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째서 그들의 음악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예나 지금이나 잘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순간 듣기에는 그저 단순한 개러지펑크 같지만 그 안에 과거의 사이키델릭과 펑크와 신스팝 등의 요소가 그들을 거쳐 현대적으로 잘 표현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주의 단순함에 대한 악평도 금세 사그라들었고 시대의 흐름을 타며 명실상부한 21세기 최고의 밴드 중 하나가 되어 많은 밴드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악틱 몽키즈가 그들을 좋아해 밴드를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나도 결국은 악틱을 더 좋아했다) 보컬 줄리안 카사블랑카스의 옛날 룸메이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도 국내에서는 유명하고 덕분에 서태지 노래를 알고 있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무한한 고민과 시도가 여전히 잘 느껴지는 걸 보면 그들은 아마 꽤 성실한 사람들인 듯하다.

스트록스는 2006년에 펜타포트에 왔었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3. 엘르가든 (Ellegarden)

엘르가든은 꽤 오래전, 쌈지싸운드페스티벌에서 본 적이 있다. 2006년이었나, 당시 나는 라이브클럽 쌤에서 잠시 무대 보조로 경험치를 쌓고 있었는데 그 해에 열린 쌈싸페에 엘르가든이 온 것이다. 커다란 운동장을 중심에 두고 양 끝에 두 개의 무대가 설치되었는데 나는 엘르가든이 공연했던 메인 스테이지의 반대쪽 스테이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공연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었다. 무슨 계기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당시 엘르가든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고 특히 make a wish의 후렴구와 함께 슬램을 하는 것을 사람들이 좋아했다. 커다란 전광판에 비친 보컬 기타 호소미의 손가락에는 피가 나고 있었지만 (기타 줄에 베인 듯했다)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공연을 보여주었었다. 이후 활동 중지를 선언했던 엘르가든이지만 다시 활동을 재개하여 투어를 돌고 있다. 지난주 호소미가 라디오에서 '이제 한국 공연과 후지록을 위해 트레이닝과 리허설을 시작한다. 삿포로와 쿠마모토 공연에서 여러분에게 받은 파워를 최대한 발휘해서, 싸우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라는 멘트를 하였으니 팬들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라이드(RIDE)는 오아시스의 베이시스트이자 비디아이의 기타리스트인 앤디 벨이 멤버로 있는 밴드이다. 1988년에 결성했고 슈게이징 장르에서는 꽤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그들의 홈페이지에 한국 일정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돈다.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지 두고 봐야겠다.

(오늘 (27일) 공지가 떴고 앤디 벨의 골절상으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대신 이디오테잎이 공연한다고 하니 아쉬운 사람도 있겠고 더 좋은 사람도 있겠다.)

 

아무튼 나는 올해는 꼭 갈 심산으로 티켓팅에 참여했다. 하지만 제주에서 가는 성수기 비행기와 숙소, 업무 스케줄 등의 이유로 조율해 보다가 결국 티켓을 취소하였다. 그런 이유는 변명일 테고 아마도 나의 의지가 그때만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단독 내한공연이었다면 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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