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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JU

풀고레는 갈치속젓떡볶이 팝업 중

by 유체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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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맛집 풀고레 pulgore

풀고레는 산지천에 가까운 칠성로의 아케이드에 있다. 이전에는 제주 향토 음식을 메인으로 전통주를 판매하는 음식점이었다. 작년인가 맛집 전문가인 회사 동료가 데려가준 곳이었는데 음식들이 정갈하고 제주다워서 적당한 가격에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음식도 그렇지만 힙한 우리나라 술이 정말 여러 가지 있어서 술을 즐긴다면 아주 좋은 곳이었다. 우리는 이시보 막걸리를 마셔던 것 같다. 지금은 음식점으로는 운영이 중단되었고 떡볶이 팝업 행사 중이다. (24년 3월)

 

밥을 먹기에는 애매한 오후 4시, 한산한 분위기의 풀고레.

1. 갈치속젓떡볶이 팝업 중

갈치속젓은 싱싱한 갈치를 씻은 뒤 내장과 몸체 일부를 염장, 숙성시켜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든 젓갈이다. 제주의 식당에서는 갈치속젓이 종종 음식에 쓰인다. 그냥 젓갈처럼 먹기도하고 쌈장처럼 고기를 찍어 먹거나 쌈을 싸 먹기도 하고. 그리고 퓨전 음식처럼 응용하기도 하는데 삼도이동 또 하나의 맛집인 카고크루즈에서는 갈치속젓파스타를 내기도 했다. 풀고레에서는 그동안 갈치속젓으로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그게 아주 인기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3월 7일부터 갈치속젓떡볶이를 메인으로 한 팝업 식당이 진행 중이고 오픈 시간도 밤에서 낮으로 옮겼다. 갈치속젓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싫지 않은 나는 기존의 떡볶이와는 달리 짭짤하고 감칠맛이 아주 새롭고 맛있었다.

 

떡볶이 팝업중인 현재의 메뉴. 먹어보고 싶은 게 많다.

 

떡볶이가 메인이지만 다른 메뉴와 음료도 있다. 기본 1인분 9천원에 고기는 5천 원에 추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순대구이, 오징어갓낭(양배추)팬케이크, 멸치우엉주먹밥이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아이스크림과 팥감주도 있다. 나는 밥으로 먹을 거라서 떡볶이 1인분과 주먹밥을 주문했다. 탄수화물 폭탄!

 

떡볶이와 주먹밥

 

떡볶이는 달짝지근하고 짭조롬하고 젓갈 특유의 밥도둑 냄새도 났다. 자꾸 손이 가는 맛. 주먹밥은 멸치와 우엉을 다져서 뭉친 것 같았는데 고소하고 간이 삼삼해서 떡볶이의 마늘종과 함께 먹으니 아주 굿. 떡볶이는 같이 내주는 깻잎에 싸 먹으면 감칠맛이 두 배가 된다. (원래는 콩잎인데 현재 콩잎이 나지 않아서 깻잎으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콩잎이랑 먹으면 어떤 맛이려나) 반찬은 특별히 없지만 떡볶이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되는 양이었다. 식사가 끝날무렵, 입가심하라며 팥감주를 조금 주셨는데 이게 진짜 별미였고 맛있었다. 감사합니다. 

풀고레 내부. 화장실은 꼭 가보길.

 

제주의 음식을 연구하고 이어나가는 식당이 아주 많은데 그 중 풀고레는 손님에게 대접하기 좋은 정갈한 제주 전통 식당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여러 메뉴가 없어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반면 금액대가 저렴해지고 낮에 오픈하게 되니 쉽게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 화장실도 인상적인데 입구에는 큰 테왁이 있고 안에서는 나지막이 해녀들의 이어도사나가 흘러나온다. 운영자분이 얼마나 제주에 진심인지 매장과 음식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진경순대구이 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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