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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JU

터미널남원식당

by 유체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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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뚝배기가 아니다 쌀국수다

제주에 왔을 때부터 쌀국수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곳인데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겉으로만 보면 누구나 제주 전통 음식점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나 사실은 베트남 전통 쌀국숫집이다. 오늘도 국수를 먹고 나오는데 밖에서 서성이던 한 분이 여기 뚝배기 먹을 수 없죠라고 물으시더라. 쌀국숫집이라고 알려드렸더니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뚝배기집이라 헷갈린다며 웃으셨다.

 

전복 뚝배기 남원식당이라고 쓰여있는 간판.
여기가 쌀국수집 맞나요. 맞습니다.

1. 터미널남원

이름대로 제주버스터미널의 길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겉에서 보면 쌀국숫집인지 전혀 모를 법한 비주얼의 간판이다. 하지만 들어가 보면 온통 베트남 관련 물건들에 풍경도 음악도 베트남이다. (쌀국수라 당연히 베트남이라 생각했는데 베트남 맞겠지...?) 4인용 테이블이 입식 3개, 좌식 1개뿐이라 점심에는 웨이팅도 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내가 갔던 평일 오후 4시경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후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2 테이블이 더 왔다) 메뉴는 소고기쌀국수 분보와 반미, 그리고 연유커피를 비롯한 음료 몇 가지이다. 나는 분보를 매장에서 먹고 반미를 포장해서 저녁에 먹기로 했다.

 

수저와 고수 셋팅. 식탁보와 플라스틱 의자가 은근 어울린다.
수저와 고수 셋팅. 식탁보와 플라스틱 의자가 은근 어울린다.

 

소고기 쌀국수 분보. 고수를 조금 넣고 라임도 살짝 뿌렸다.
소고기 쌀국수 분보. 고수를 조금 넣고 라임도 살짝 뿌렸다.

한국식의 말간 국물은 아니고 고추기름이 떠 있는 것같은 맑은 붉은 국물이다. 양파와 파, 숙주나물과 소고기가 올라가 있고 면은 얇은 국수면처럼 생겼다. 국물이 달고 짠데 시원하다. 한국에서 먹는 쌀국숫집과는 맛이 확실히 다르긴 한데 이게 정통 베트남식인지는 가본 적이 없어 알 수 없었다. 후룩후룩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반미를 들고 집에 왔다. 누구는 이곳이 반미 맛집이라고도 한다. 바게트빵이 완전 겉바속촉이었다. 속에는 양념한 고기와 양파, 고수 등이 들어있었고 나에게는 간이 센 편이었지만 맛있었다. 양도 많아 든든한 한 끼였다.

 

제주에는 유명한 쌀국숫집이 몇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경에 그린사이공, 애월에 블루사이공, 터미널 근처에 레드사이공으로 사이공 트리오이다. (같은 주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블루사이공만 가봤었는데 여기는 한국에서 먹는 쌀국수와 비슷한 느낌이고 반미가 아주 인기가 좋아 예약을 받기도 하고 재료소진 이후 손님이 찾아와 한동안 아쉬워한 장면도 목격했다. 또 시내 쪽에 타이웍이라는 태국 음식점도 도민 맛집이고 산지천에 새로 생긴 곳도 있다 하니 나중에 가봐야겠다. 그리고 언젠가 베트남에 가서 본토 쌀국수도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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