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2023)

원제는 'とんでもスキルで異世界放浪メシ'. 영어 제목은 Campfire Cooking in Another World with My Absurd Skill.

2023년 상반기에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내 맘 속 1등인 애니메이션이다. 원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세계라는 것은 현실과는 다른 차원의 세계이다. 요즘 이세계물 애니메이션이 엄청 많이 나오고 공통적으로 제목이 문장처럼 길다. 나는 이세계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애니가 좋은 것은 이세계라는 게 판타지적 요소라고 느끼는 수치 이상으로 거슬리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단순한 플롯과 잘 짜인 캐릭터 발란스가 좋은 것이다.

 

평화로운 무코다와 페르와 스이. 11화 캡쳐.

 

1. MAPPA 가 제작한 힐링물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MAPPA (마파)는 2012년부터 많은 작품으로 제작했지만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마 주술회전일 것이다. 게다가 온갖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든 작년 최고의 히트작인 체인소맨으로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되었다. (나에게는 내 인생 애니인 바나나피쉬를 제작해 준 곳으로 더 기억될 것이다) 주술회전은 올해 7월부터 2기를 방영하고 있는데 감독이 바뀌어 조금 걱정했지만 그 이상으로 좋았고 얼마 전에 끝난 지옥락의 경우 오프닝곡 WORK (millennium parade x Sheena Ringo)으로 너무 기대를 한 것치고는 모든 것이 아쉬운 작품이었다.

마파의 작품 중에서는 힐링물이 잘 없어서 방랑밥이 마파라고 했을 때는 조금 의아했다. 방랑밥은 에구치 렌의 라이트노벨이 원작으로 주인공인 평범한 샐러리맨 무코다가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되어 인터넷 쇼핑이라는 스킬 하나만으로 방랑하며 밥을 해 먹는 내용이다. 혼자 인터넷 쇼핑으로 재료를 사서 밥을 해 먹다가 무코다가 만드는 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전설급 마수인 펜리르를 만나 함께 다니게 되고 또 어디선가 나타난 슬라임인 스이도 만나 셋이 모험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이 세 캐릭터가 전부인데 셋 다 개성 있고 미운 구석이 없어 좋다. 캐릭터 구성이나 연출도 좋고 내용 흐름도 요리를 중심으로 모험과 생활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거슬리는 부분이 잘 없다. 나의 기준으로 좋은 작품은 특별히 뛰어난 부분이 있어도 좋지만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것이 더 좋아서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고 재밌는 것 같다. 

 

2. 우치다 유우마

주인공 무코다의 성우를 맡은 우치다 유우마 (内田 雄馬)를 알게 된 건 바나나피쉬의 애쉬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애쉬가 쉽지 않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고 (무슨 상도 받았다고 했다) 이후 많은 작품에서 괜찮은 연기를 했다. 주술회전의 메구미도 좋았고. 방랑밥의 엔딩곡도 불렀는데 애니에 꽤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성우로서는 입지를 다진듯하고 가수 활동과 라디오도 하고 있으니 아주 잘 나간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이미지는 조금 작고 조금 통통한 귀염상의 얼굴인 기억이 있고 누나인 우치다 마야야가 먼저 성우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방랑밥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성우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원래 모노노케의 약장수 역할로 유명한 사쿠라이 타카히로 목소리를 가장 좋아했다. 귀멸의 칼날의 기유, 모브사이코의 레이겐, 주술회전의 게토 등 굵직한 역할을 많이 맡고 엄청난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엄청난 인기의 그는 작년 불륜을 넘어선 두 집 살림이 발각되며 퇴출... 되려나 싶었지만 이번 분기의 주술회전에 그대로 캐스팅되어 나오는 걸 보니 역시 쉽게 성우를 바꿀 수는 없었나 보다. 하지만 모노노케의 극장판만은 작품의 내용과 사쿠라이의 행동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우 교체를 했고 많은 팬들이 지지해 주었다. 때문에 언제 상영할지 전혀 모르게 되었지만 더 좋은 목소리를 입힌 약장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