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 당신이 해주지 않더라도 (あなたがしてくれなくても)
나의 TV 선호채널에는 일본드라마 채널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어를 까먹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단순히 재미있는 드라마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드라마인 '당신이 해주지 않더라도'에 마음이 끌린 것은, 누가 들어도 b'z의 이나바 코시 목소리로 야릇한 음악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직 음원 서비스도 하지 않는 그 곡은 'ダンスはうまく踊れない'라는 제목의 곡으로 이노우에 요우스이가 만든 곡을 일본의 수많은 뮤지션이 커버했다. 이나바 코시는 이 드라마의 엔딩곡으로 Stray Hearts 도 불렀다.
1. 메꽃 연출가와 제작진
나도 아직 1화부터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분위기라는 것은 한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차분하고 암울한 분위기, 여운이 남는 연기와 연출, 그리고 음악. 나는 바로 제목으로 검색을 했고 '메꽃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 과 같은 연출과 제작진이 만든 드라마라는 정보를 얻었다. 그러고 보니 익숙한 느낌은 그것이었던가. 두 젊은 부부가 나오고 불륜에 빠지고 본인들의 진정한 삶과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구도도 비슷하고 감정선과 연출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나는 좋아하는 장르이므로 비슷하다고 해도 나쁘지 않았다. 원작은 하루노 하루의 2017년 만화로 대히트작이라고 한다. 드라마는 2023년 4월에 후지 TV 에서 제작했고 연출가는 니시타니 히로시다. 원작가 하루노 하루는 이 작품이 연애 요소를 제대로 그린 첫 작품이라고 말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정선이 잘 그려져 공감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인기를 얻게 되었다. 부부간의 섹스리스가 작품의 큰 화두인 만큼 예민할 수 있지만 오히려 실제 부부들의 공감도 많이 얻은 모양이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불륜이 큰 사건이긴 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인간으로서 각자의 상황과 함께 감정이 잘 정리되어 있다.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은 요시노 부부와 니이나 부부이다. 요시노 미치는 나오, 요시노 요이치는 에이타가 연기하고 니이나 마코토는 이와타 타카노리, 니이나 카에데는 다나카 미나미가 연기한다. 나오와 에이타는 오랜만에 얼굴봐서 너무 반가웠고 니이나 마코토역을 맡은 남자 배우는 뭔가 얼굴이 익숙해서 찾아보니 에그자일과 산다이메의 멤버라고 한다.
2. ダンスはうまく踊れない (춤은 잘 못 춰)
나를 드라마로 이끈 그 음악, ダンスはうまく踊れない는 1977년에 나온 이시카와 세리의 곡으로 일본의 아주 유명한 뮤지션 이노우에 요우스이가 곡을 써서 주었다고 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당시 둘은 막 사귀기 시작했고 이노우에가 눈길을 끌려고 그 자리에서 30분 만에 써서 선물한 곡이라고 한다. 이후 1982년 타카키 미오가 커버한 버전이 'TBS 금요일 미스터리 극장'의 주제가로도 쓰이는 등 큰 히트를 하게 되고 이후 원작자인 이노우에는 물론 수많은 뮤지션들이 커버를 했다. 가사 내용으로는 춤을 잘 못 춰서 그냥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다지만 (물론 혼자서는 잘 못 춘다는 전제가 붙어있긴하다) 음악은 반대로 너무나 매력적으로 블루스나 룸바를 출 것 같은 리듬과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커버한 뮤지션에 따라 재즈도 있고 레게도 있고 다양한데 모두 다 잘 어울린다. 나는 재즈 느낌이 많이 나는 이노우에가 부른 버전이 가장 좋은데 이나바 코시 버전은 좀 더 템포도 느리고 끈적한 분위기라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복잡할 때 배경에 많이 깔리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이 곡 때문에 이름만 알고 있던 이노우에 요우스이의 숨겨진 곡들을 많이 들었는데 타고난 뮤지션인 것 같다. 내가 들어온 일본 남자 솔로 뮤지션 중 쇼와 시대로는 최고 아닐까 할 정도로. (레이와 시대는 요네즈 켄시입니다. 이 이야기는 또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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