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가마쿠라~도쿄 여행(2)
* 2024/12/23, 24, 25, 26, 27
* JR요코스카선 이용
* 날씨 맑음, 따뜻한 편
점심 지나서 가마쿠라를 출발해 도쿄로 왔다. 도쿄는 이번엔 그냥 잠깐 찍먹, 나리타 공항 가기 전에 출발역인 도쿄역 근처에서 하루 묵으며 주변을 둘러본 것뿐이었다. 늘 시부야 부근에서만 놀았어서 도쿄역과 긴자 쪽은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역시 쇼핑 천국이고 삐까뻔쩍했다.
가마쿠라역에서 요코스카선 타고 신바시에서 하차, 일단 체크인을 하기 위해 호텔로 갔다.
호텔 긴자 다이에.
연말의 도쿄역과 긴자역 주변 호텔은 비싼 곳만 남아서 가성비 좋은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1박에 15만원 정도였던 호텔 긴자 다이에는 조금 연식이 있고 호텔 정문에 계단이 있다는 불편 외에는 평이 괜찮았고 긴자와 도쿄역까지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여서 예약했는데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들었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얼리 체크인을 해주었고 건물 관리도 잘 되어 있어 첫인상이 좋았다.
내가 묵은 객실이 아마 디자이너스 싱글 룸으로 기억하는데 3-4평 정도라 좁긴했지만 - 특히 욕실이 좁음 - 나는 캐리어도 없어서 잘 지냈다. 이곳이 긴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 좋다는 느낌. 아, 조식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목이 말라서 근처 편의점에 갔더니, 폰쥬스가!
마츠야마에 처음 지그자그 보러 갔을 때 그들이 무대에서 마셨던 귤 주스. 도쿄에서 만나다니 반갑구먼!
폰주스 원샷하고 샌드위치 하나 먹고는 도쿄 나들이에 나섰다.
요코하마점보다 종류가 더 많았던 긴자점. 사고 싶은 건 너무 많았지만 수저받침 하나만 구입했다.
도쿄역 지하에 있는 캐릭터 스트리트도 구경하느라 꽤나 시간이 흘렀고...
센다이의 명물(정확히는 미야기라고 함)인 즌다사료를 찾아 도쿄역으로 갔다. 이번 센다이의 지그자그 미소기에서 미사마가 즌다사료의 셰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도쿄역의 어느 백화점 1층에 있는 판매점을 찾아갔다. 이 셰이크의 재료는 바로 콩(에다마메, 풋콩)! 녹색만 보고 말차인 줄 알았는데 콩을 갈아서 만든 셰이크였다. (즌다=풋콩을 설탕이나 소금을 섞어 으깬 것이라고 함) 가격도 300엔? 정도였는데 싸고 맛있었다. 또 먹을 생각 있음!
마지막 날은 역시 가라오케로 마무리. 조이사운드를 찾아갔다. (슈메르츠가 조이에 있어서)
직원이 연말이라 가격이 올랐다고 안내하며 가격표를 보여준다. 시간이 애매해서 프리타임도 안되고 해서 어쩔 수 없지, 4시간을 요청하고 앱 쿠폰도 제시했다. 직원이 너무 비싸서 좀 그랬는지 할인율 좀 더 올려줬다. 감사합니다.ㅋㅋㅋ
직원이 일러준 방으로 올라가니 꼭대기에 있는 넓은 방이었다. 한 10명은 더 들어갈 것 같은? ㅋㅋ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으나 넓으니까 좋네 뭐 하고 앉았다. 프리 드링크를 신청했는데 여느 가라오케처럼 셀프바가 없었다. 분명 직원이 리모컨으로 신청하라고 했지... 하고 이것저것 눌러보니 한 잔씩만 주문이 되는 것이다. 여러 잔을 한꺼번에 시켜 직원이 덜 오게 하고 싶었는데 안 되는 것 같아서 나중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 잔씩 계속 따로 시켜야 한다고. 이렇게 바뀐 이유야 있겠지만 서로 불편한 거 아닌가 싶었다.
배고파서 뭐라도 시킬까 둘러보다가 하이도상 콜라보 메뉴 발견! 굿즈 하나 받아볼까 싶어서 코스터를 주는 포테토칩을 시켰다. 직원이 스윙칩처럼 생긴 과자가 담긴 바구니와 무코팅 종이에 프린트된 하이도상 포스터(?)를 놓고는 커다란 하얀 가방을 내밀며 코스터를 하나 뽑으라고 했다. 앗 불안감이 엄습, 총 10종의 코스터가 있었는데 이것만 아니면 되겠다 싶은 게 걸렸다... 역시 랜덤의 저주, 똥손...ㅠㅠ 이럴 거면 더 맛있는 거 시킬걸...ㅠㅠ
일단 지그자그 이번 셋리스트대로 예약을 하고, 나머지 곡들도 추가로 전부 예약해서 불러봤다. (전부 망한 건 안 비밀)
아마로 목 풀고, 슈메르츠로 절망하고
쟈파라팡으로 신나기
지그가 다 끝나고 나서는 기타 등등의 곡들.
도망도련님의 鎌倉style, 최애의 아이 Fatal. 파탈 너무 숨차고 어려움...ㅠㅠ
라스트 3곡은 추억의 겨울송 라르크의 winter fall, 글레이의 winter, again, 말리스미제르의 ma cherie로 마무리했다. 뿌듯.
가라오케 끝나고 걸어서 호텔로 왔는데 추운 상태로 오래 걸어서 그런지 뭔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았다. 드럭스토어를 찾아서 약을 산 후 밥 먹으려고 오랜만에 요시노야에 갔다. 요즘엔 자리에서 기계로 주문하게 되어있어서 편했다. 주문을 기계로 한 후 준비가 되면 픽업 장소에 좌석 번호가 뜨고 픽업해 와서 먹으면 되고 나갈 때 계산하면 된다.
밥 먹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뭔가 맛있어 보이는 타코야끼집 발견! 후쿠요시 타코야끼라는 가게로 꽤 맛집인가 보다. 안 그래도 타코야끼 못 먹고 가는 게 아쉬웠는데 잘됐다 싶어 네기퐁으로 주문했고 호텔 가서 티비보면서 맛있게 먹었다. (감기약도 먹었다)
호텔 침대 옆에 있는 조명이 안 켜져서 리셉션에 전화해서 물었더니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전화의 오른쪽에 있는 저 버튼이 조명 관리 시스템(?)이었다)
다음 날 체크아웃하고 가장 먼저 이토야에 들렀다. 이토야에는 연말연시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올해가 뱀의 해라서 온통 뱀 천지였다.
긴자식스에 가서 밥도 먹고,
긴자 구경을 하고 도쿄역으로 가기 전, 히비야 공원에 갔다.
히비야 공원을 전망할 수 있다는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깨끗하고 한산하고 괜찮은 샵들이 많이 있는 곳이었다.
히비야 공원을 거닐면서 피쉬만즈가 라이브를 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 보고 분수를 바라보며 오자켄의 아르페지오를 중얼거려 본다.
"日比谷公園の噴水が 히비야 공원의 분수가
春の空気に虹をかけ 봄 공기에 무지개를 걸고
神は細部に宿るって 신은 세부에 머무르는 거야라고 (*완성도는 디테일에 있다는 일종의 숙어)
君は遠くにいる僕に言う 너는 멀리 있는 나에게 말하고
僕は泣く 나는 울먹인다"
- 小沢健二 'アルペジオ (きっと魔法のトンネルの先)' 중에서 -
겨울이라 그런지 마치 한물 간 장소처럼 다소 쓸쓸한 느낌의 히비야 공원. 도쿄라는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이렇게 넓고 조용한 곳이 있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공원 전체를 둘러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또 다음으로 기약해 본다.
공원을 다 못 보고 일어선 것은 도쿄역에 가서 넥스 자리를 지정해야 했기 때문!
도쿄역은 길치인 나에게 큰 미로 같아서 갈 때마다 길을 잃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블로그로 엄청 찾아보고 그래도 불안해서 한 시간 일찍 도착하기로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구입한 넥스 티켓을 쥐고 마루노우치 중앙입구로 들어갔다. 처음에 창구 줄에 서있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뒤를 돌아보니 기계 쪽에는 사람이 거의 없길래 안내해 주는 스태프에게 좌석 지정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하며 기계 앞에서 어버버 하고 있는 나를 끝까지 도와주었다. 하아... 감사합니다ㅠ (참고로 좌석만 지정할 때는 티켓을 먼저 기계 안에 넣으면 됩니다)
그렇게 공항에 잘 도착해서 잘 타고 인천까지 왔는데, 비행기에서 내려주지를 않는 것이다. 저 마지막 리무진이 15분 남았는데요... 내려주세요... 조마조마하며 있는데 7분인가 남기고 내렸다. 포기할까 싶다가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그때부터 달리기 시작ㅋㅋㅋ 화장실도 참고 공항을 뛰어서 자동 입국 심사에 여권을 찍고 출국장을 나오니 4분! 마침 타는 곳도 가까워서 럭키! 티켓 발권을 하고 타는 곳에 도착하니 출발시간 2분 전이었고 마침 버스가 도착하고 있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대신 와이파이 공유기 반납을 못 해서 이틀 뒤에 했더니 6,000원이 더 붙었다... 차비라고 생각하자...)
이렇게 24년 마지막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내년에 또 어디선가 만나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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