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11. 24-26
- 고베(KOBE, 神戸)
- 포근한 가을날씨
- 고베 루미너스 호텔 산노미야
이번 고베행은 SKS ZIGZAG의 투어 일정으로 2박 3일 동안 갔다 왔다. 저녁 도착과 아침 출발로 전혀 관광할 시간은 없었지만 왜인지 적게자도 안 피곤하고 덜 먹어도 배가 안 고픈 탓에 시간을 쪼개어 둘러볼 수 있었다.
고베는 바야흐로 2012년, 워킹홀리데이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잠깐 들렀었다. 이시가키섬에서 만난 지인이 고베에 오면 재워줄 수 있다고해서 갔는데 아주 활발한 슈나우져가 나를 괴롭혀서 하루 만에 도망쳐 나왔다... 이후로 처음 가는 고베인데, 길게 둘러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시간이 하루 더 있었다면 히메지까지 가봤을 텐데. 티웨이항공 운행시간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숙소가 대체적으로 저렴한 편이었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1순위는 무조건 공연장에서 가까운 것인데 공연장이 시내 한 가운데에 있어서 선택지도 많았다. 처음에는 리무진 이동이 편한 산노미야역 근처로 정했다가 구경할 곳들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게 마음에 걸렸고, 베이셔틀을 타기로 결정한 후에는 고민 없이 산노미야와 메리켄파트 중심에 있는 루미너스 호텔로 결정. 오리엔탈 호텔이나 오쿠라 호텔처럼 전망 좋은 곳도 염두에 두었으나 체류시간이 짧을 것 같아 이번에는 패스했다. 루미너스는 조용한 어느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데 산노미야 5분, 아토아라는 수족관도 5분, 메리켄 파크까지 25분으로 걸어갈 수 있는 아주 괜찮은 위치에 있었다. 전망이 있는 객실로 요청했더니 꽤 좋은 도시뷰로 배정해 주었고 시설면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건 가운과 이불에서 습한 냄새가 약간 났다는 것과 조식이 조금 부실했던 것 정도랄까. 이틀 동안 잘 묵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밤산책을 나섰다. 구글지도에 난킨마치 -차이나타운- 는 24시간 영업이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걷는중에 일루미네이션도 보였다. 막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게 고베 스러웠다.
모토마치를 지나,
난킨마치에 도착. 그러나 문 다 닫았습니다. 크크크. 중국식 만두를 파는 몇몇 가게들이 문을 열고는 있었으나 이미 사람들도 없고 대부분 폐점한 이후였다. 밤에는 안 가셔도 됩니다.
하지만 산노미야역 근처에는 늦게까지 가게도 열려있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취한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월요일 저녁에도 갔는데 확실히 평일이 조용한 편이었다)
다음 날. 평소와는 달리 새벽같이 눈이 떠져서 욕조에 몸을 약간 담갔다가 7시쯤 산책을 나섰다. 일단 바다를 보고 싶어서 신코 다이이치 톳테이 료쿠치 공원(?) -이름이 이게 뭐냐...-이라는 곳으로 향했고, 가는 길에 히가시유원지 쪽을 질러갔다.
히가시유엔치. (동유원지)
여기는 호텔에서 2분 거리, 자그마한 동네 공원이다. 연말에 일루미네이션이 세워지는 것 같아서 혹시 지금 있으려 나하고 가봤지만 없었다. 역시 12월이 되어야 설치하는가 보다... 아쉬웠지만 주변으로 울긋불긋한 나무들이 있어 기분이 좋았다.
고베 꽃시계 보러 갑니다.
고베 꽃시계. 1957년에 처음 만들었단다.
옆에 도서관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조형물도 있었다.
드디어 공원 도착. 날씨가 너무 좋았다. 여기에서는 바다 건너 고베타워와 하버랜드가 잘 보인다. (일몰 때 오면 더 좋을 듯) 새벽의 공원은 아주 한적하고 산책하는 주민들 몇 명이 있을 뿐이었다.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진 나는 달리다가 걷다가 하면서 풍경을 감상했다.
하버랜드 관람차도 보이고 오리엔탈 호텔, 고베 타워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렇게 호텔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아쉬워서 15분 거리의 메리켄파크까지 가보기로 했다. 여기도 아주 예쁜 곳이었다. 넓은 공원에 탁 트인 바다가 반짝였다.
한적한 메리켄파크.
빨간 고베 포트 타워. 오른쪽 건물은 뭘까.
BE KOBE. 여기 앞에서 무언가의 탈을 쓴 여러 명이 챌린지처럼 촬영을 하고 있었다. 멀리서 구경.
그리고, 이곳에서 아주 놀랍고 짜릿하고 행복한 만남이 있었다. 아마도 나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호텔로 돌아와 조식을 간단히 먹고 이쿠타신사로 갔다. 도심에서 가장 가깝고 1800년 이상 된 오래된 신사로 연애나 결혼으로 유명한 신사라고 한다. 안으로 연못도 있고 간단히 한 바퀴 돌아보기에는 좋았다.
단풍.
이쪽으로 가면 연못이 있는데 거기서 점괘를 뽑는 것이 유명하다고 한다.
신사 한 바퀴 돌고 나서 한큐 백화점 스와치 매장에 가서 찢어진 시계줄을 교체하고 잠시 쉬었다. 산노미야 근처에 브랜드샵뿐 아니라 백화점, 쇼핑몰, 아케이드 가 많아서 쇼핑하기에 너무 좋았다. 마음에 드는 지브(JIB, ジブ, https://jib.ne.jp/)라는 가방 브랜드를 발견해서 한참을 고민했지만 일단 사지 않고 나왔다. 매장도 별로 없던데... 사 올 걸 그랬나. 자꾸 생각나네.
참새방앗간 애니메이트에도 들렀다. 이번에는 특별히 원하는 것은 없어서 빈 손으로 나왔다.
그렇게 오후에는 지그자그 라이브를 보고 하루를 마감. 3일째 아침 9시에 베이셔틀 타고 간사이공항에 가야 해서 8시에 체크아웃했다. (조식 먹으러 나올 때 키를 안에 넣고 나와서 리셉션 가서 다시 받아옴ㅠㅠ) 여유 있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포트라이너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3대를 보내고 겨우 탔는데 그 마저도 공항에 가지 않는 바람에 가장 가까운 역에 내려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그곳이 아주 외진 곳이라 택시가 정말 없는 것이다. 10분을 헤매다가 안되면 다시 산노미야로 가서 리무진을 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사실 아슬아슬한 시간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딱 나타난 한 대의 택시!! 정말 극적으로 잡아타고 기사님에게 사정을 얘기해서 다행히 5분 전에 도착했다. 휴... 날씨가 흐렸지만 배도 무사히 탔고 비행기도 잘 탔다. 제주행은 웬만하면 지연은 없는 것 같다. 그거 하나는 좋군.
공항에 도착해 1층 로밍센터에서 바로박스 반납하고 일찍 집으로 귀가했다. 이른 비행기는 막상 도착하면 짐정리할 시간도 있고 빨래도 하고 여유 있어서 좋긴 하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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