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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JU

오늘의 텃밭 - 실패의 방울토마토

by 유체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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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텃밭 일상

처음 모종을 심은 것이 4월 초였으니 두 달이 조금 더 지났다. 그 사이 방울토마토와 가지, 대파들은 조금씩 자랐고 아침마다 물을 주고 순을 따주고 지지대를 보충해 주고 비료를 주는 사이 토마토는 고맙게도 열매를 맺었다. 모종을 심고나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기록해 본다.

 

1. 키만 자란 대파와 가지

토마토는 비교적 빨리 열매를 맺었지만 가지와 대파는 키만 자랐다. 가지의 경우 토마토보다 더 크게 자랄 것 같아서 더 긴 지지대를 해 주었는데 두 달 동안 그렇게 확 크지는 않았다. 아직 크는 때가 아닌가 싶어 죽지 않았으니 더 기다려보고 있는데 엊그제 주인할머니가 관리하는 뒷마당의 가지에 열매가 맺힌 걸 보고 내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가지는 큰 변화 없이 키만 약간 자랐다.

대파의 경우 길고양이의 습격을 받고 6 뿌리 중에 2 뿌리는 사망, 1 뿌리는 힘없이 크지 않고 노래져서 현재는 3 뿌리만 크고 있다. 북주기를 해줘야 하얀 부분이 많아져서 맛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키가 조금 자랄 때마다 흙을 조금씩 올려주었다. 그래도 아직 힘도 없고 튼튼해지는 기미가 없어서 비료를 더 주었다.

 

노르스름 익어가는 방울토마토. 작물과 앞쪽의 꽃을 살려두고 잡초를 다 정리했다.
노르스름 익어가는 방울토마토. 작물과 앞쪽의 꽃을 살려두고 잡초를 다 정리했다.

 

2. 수확의 기쁨 방울토마토 그러나

내 손으로 키워 열매를 따 먹은 것이 처음이었다. 어느 날 보니 열매가 맺혀있고 또 어느 날 보니 약간 노르스름, 또 시간이 지나니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길래 언제 따야 할까 지켜보았다. 6월 3일 아침, 제법 빨개진 토마토를 잡고 살짝 꺾었더니 톡 하고 따졌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물에 씻어 먹어보았는데 너무 부드럽고 달고 과즙도 많고 맛있었다. 유기농 무농약이 이런 것인가? 사실 열매를 따먹기 전에 내년에는 작물은 심지 않아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꽃모종보다 손이 더 가고 돌봐야 할 것이 더 많아서 어려웠다. 그런데 열매를 보니 다른 걸 더 심어볼까 하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7개쯤 따 먹었고 아직 20개 정도 달려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나의 방울토마토는 지금 열려있는 열매를 모두 따고 나면 더 이상 크지 않을거라는 것이다. 얼마 전 주인할머니와 잡초를 뽑고있는데 보시더니 키가 크는 줄기를 잘라버려서 더이상 크지 않는다고 했다. 키가 자라고 나서 곁순을 따줘야 하는데 내가 순 따기에 너무 신경을 쓰다 못해 따지 말아야 할 순까지 딴 것이다. 실제 주인할머니 밭에 가보니 똑같이 올해 심은 방울토마토인데 1미터나 자라 있는 것을 보니 나의 토마토에게 문득 미안해졌다. 열매만 달리면 됐다 싶었더니 그건 아니었던 것이다. 올해는 이렇게 되었지만 내년에는 더 잘 키울 수 있겠지. 

 

잡초를 정리하니 깨끗해졌다. 빈 흙에는 채송화와 로즈마리를 심었다.
잡초를 정리하니 깨끗해졌다. 빈 흙에는 채송화와 로즈마리를 심었다.

3. 잡초정리

얼마 전에 미루고 미루던 밭의 잡초를 싹 정리했다. 봄 한철 꽃 피우던 괭이밥과 둥굴레와 부추별꽃도 모두 뽑아주었다. 물론 흙 깊숙이 박혀있는 씨앗들이 내년에도 꽃을 피울 것이다. 잡초가 없어진 빈 흙에는 주인할머니가 나눠주신 채송화와 로즈마리를 심었다. 심은지 얼마 안돼서 아직은 새싹이지만 꽃이 피고 나무가 크면 다시 기록을 하겠다. 지금 심은 꽃들은 제발 잘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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