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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JU

오늘의 제주 - 중문 색달 해변과 약천사

by 유체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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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주

23년 6월 10일 오늘은 오랜만에 서귀포 나들이. 제주시에 사는 사람들은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 가는 게 서울 갔다 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속설이 있지만 차가 있는 친구 찬스로 오션뷰 사찰이라는 약천사와 중문 색달 해변에 다녀왔다. 기온 25도를 훌쩍 넘는 초여름 더위와 구름조차 가려줄 수 없는 태양빛. 그야말로 호화로운 날씨였다.

 

1. 중문 색달 해변

 

서귀포 중문 색달 해변의 풍경
23년 6월 10일 중문 색달 해변의 풍경

서귀포의 대표 해변이자 유명한 서핑 포인트인 중문의 색달 해변은 중문 관광 단지와 인접해 있어 늘 북적인다. 길이는 약 560m, 폭 50m이며 모래는 흑색, 백색, 적색, 회색을 띠고 있다. 모래밭 오른쪽에 있는 벼랑바위에 약 15m의 천연 해식동굴이 하나 있고 그 뒤로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 있다고 하는데 실제 바다 뒤쪽을 보니 주상절리 같은 바위들이 죽 늘어서 제법 멋있었다. 

제주시 해수욕장의 바다보다 조금 더 투명한 느낌이 있었다. 색도 제주시의 파란빛보다는 약간의 녹색이 섞여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 열대지방 느낌을 더한 이국적인 매력이 있었다. 바다는 맑았고 이물질도 별로 없었다. 깊이는 조금 있어 보였고 파도도 잔잔한 편은 아니라서 대부분 모래사장 쪽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편이었는데 깊숙이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서퍼들이 많았다. 나는 서핑을 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왠지 파도타기 좋은 날 같았다. 적당히 구름이 있고 적당히 더웠으며 적당히 바람이 불고 파도도 제법 근사했다. 

이른 여름부터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기분좋게 웃고 있었다. 매번 부두 쪽만 다니던 나도 해수욕장을 가본 것은 오랜만이라 마음이 즐거웠다. 나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 좋다.

 

2. 약천사

서귀포에 있는 사찰인 약천사 전경
서귀포의 약천사. 코끼리들 줄서서 어디로 가는가.

약천사는 서귀포에 있는 조계종 사찰이다. 관음사와 더불어 제주도에서 가장 큰 절이 아닐까 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관음사가 한라산과 가까운 숲 한가운데에 있다면 약천사는 바다 근처에 있어 조망이 좋다.

사찰의 모양이 뭔가 근래의 것으로 느껴져 찾아보았더니 1960년 김형곤이라는 학자가 신병 치료를 위해 조그만 굴에서 100일 기도를 올리다가 꿈에 약수를 마신 후 병이 낫자 사찰을 지어 입적하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1981년 주지였던 혜인스님에 의해 널리 알려졌고 1996년 동양 최대 규모의 대적광전이 세워져 유명해졌다고 한다.

대적광전은 3층까지 볼 수 있는데 사찰치고는 규모가 꽤 큰 건물이고 무언가의 이유인지 목조가 아닌 콘크리트로 지어졌다. 주불은 비로자나불이고 아미타불과 약사여래상도 있다. 비로자나불이 메인인 절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손모양이 처음 보는 불상이었다) 찾아보니 화엄경의 주존불로 태양신을 이상화하여 모든 세계를 포용한다고 한다. 또한 다른 부처와는 달리 설법하지 않는 점이 특징인데 불교의 진리, 곧 불법 그 자체를 상징하는 법신불이므로 불상으로서 형상화될 수 없는 추상적인 개념에 속한다. 나에게는 개념이 조금 어렵다.

아무튼 불교신자가 아니라고 해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시간을 보낼만 하다. 가만히 앉아 풍경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정화되고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 건물과 주변 관리가 엄청 잘 되어있고 한적하고 조용해서 서귀포 중문 근처에 왔다면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 같다. 올레길도 사찰을 지나가도록 길이 나있고 템플스테이도 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경험해 보길 바란다. 오늘 17시 정도에 갔더니 템플스테이 하는 분들이 스님을 따라다니며 설명도 듣고 종소리도 듣고 북도 쳐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제주시에 살고 있지만 늘 서귀포를 꿈꾼다. 제주도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서귀포를 경험함으로서 충족된다고 생각한다. 한라산을 넘어 남쪽으로 갈수록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해방감과 여유로움. 나도 언젠가는 서귀포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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