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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JU

오늘의 제주 - 원도심의 여름

by 유체 202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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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주의 원도심은 축제로 일렁인다

제주시의 여름은 온갖 행사로 바쁘다. 나는 비록 주말에도 일을 하는 불상사로 공연만 잠깐 볼 수 있었지만 많은 도민들이 손에 손잡고 더운 날씨를 누볐다. 탑동 공연장에서는 4일 동안 예술 축제를, 산지천에서는 7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 주말마다 플리마켓과 공연도 펼쳐진다. 너무 더운 날씨지만 한 번쯤 나와서 사람 구경도 하며 조금 다른 일상을 보내보는 건 어떨지.

 

한여름밤의 예술축제가 한창인 탑동 공연장
한여름밤의 예술축제가 한창인 탑동 공연장

1. 한여름밤의 예술 축제

 한여름밤의 예술축제는 7월 29일 개막공연을 한 이후 30일까지 탑동 공연장에서 매일 열렸고 오늘로써 끝났다. 그런데도 쓰는 이유는 마지막에 본 라스트 공연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개막공연은 도립제주예술단의 연주와 노래로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란 외 11곡을 연주했다. 본공연인 28인은 댄스팀, 어린이 합창단, 사우스 카니발 등이, 29일은 밴드이강, 한라윈드앙상블 등이 참여했다. 그리고 오늘 30일은 제주 국악 관현악단, 낭만집시, 난장앤판, 제주트레블러즈, 광개토 제주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나는 밤 9시에 일을 마치고 일요일 저녁인데 집에 그냥 가기가 섭섭한 참에 소리가 아직 들려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꽤 좌석이 가득 차있었고 딱 마지막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제주 국악 관현악단의 연주 위에 사물놀이패가 등장해서 한 판, 이후에 비보이와 비트박스를 하는 힙합팀이 와서 또 한 판, 마지막은 여성 한 분이 나와서 노래를 다 같이 하고 마무리되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보이와 사물놀이패의 배틀이었다. 비보이가 브레이크댄스를 한껏 뽐내면 북을 치던 꾼이 나와서 상모 돌리기를 시전 하는데 비보이 때는 안 나오는 함성과 박수가 나온다. 꽹과리의 상모는 타조 엉덩이를 닮은 복슬복슬한 털로 되어있는데 고개를 흔들 때마다 꽃이 피고 지는 듯하다. 배틀이 끝나고 접시 돌리기를 닮은 전통 놀이를 두 사람이 보여주다가 객석의 남녀 어린이를 한 명씩 데리고 무대로 올라와 함께 접시를 주고받는다. 아이들은 무대에서 잔뜩 긴장했지만 무대를 내려가는 순간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영락없는 꼬마다. 그렇게 한바탕 놀이가 끝나고 내년에 또 만나자는 MC의 멘트로 한여름밤의 예술축제는 막을 내렸다.

지옥락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타오라는 게 나온다. 간단히 말하면 만물이 존재하는 힘의 근원이자 그것을 다루고 조종하는 힘으로 이 힘을 자각하고 끌어내기 위해서는 강함과 약함, 고요함과 활발함, 분노와 평정 등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중간 또는 양립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이것이 생각난 것은 이 공연이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다. 동양과 서양, 노인과 아이, 과거와 현재 등 많은 상반된 생각들이 지나갔고 그것이 조화를 잘 이루었을 때 감동이라는 걸 받는다. 가장 조화로운 세상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가장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타오라는 단어가 연관되어 떠올랐던 것 같다.

 

2. 컬러풀 산지

컬러풀 산지 축제는 7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주말에 산지천 일대에서 열린다. 어제와 오늘은 산지마켓이 밤 9시까지 열렸다는데 나는 일하는 시간과 딱 겹쳐 가지 못했다. 8월 5일에는 장필순의 공연과 최태성, 류승수, 노중훈의 토크콘서트도 있고 제주살이 능력고사도 있다. 8월 6일에는 5Km 원도심 명소 나이트런, 8월 12일에는 강산에, 장기하, 카더가든, 봉제인간 등의 콘서트도 열리니 여름 내내 시끌벅적할 예정이다. 산지천에 요즘 식당이나 카페도 많이 생겼고 바로 앞에 동문시장과 칠성로가 있으니 심심할 틈은 없을 것이다. 다양한 여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3. 포켓몬 팝업스토어

이건 진짜 우연히 출퇴근길에 본 건데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 몰랐다. 매일 지나다니는 건물 2층에 언제부턴가 포켓몬 팝업스토어라고 간판이 달려있길래 궁금했지만 아직 가보지는 않았는데 제주 한정 상품이 판매되면서 입소문을 탔나 보다. 가장 인기가 많은 건 한라봉 피카츄인 듯한데 쫌 귀엽다. 돌하르방 피카츄도 있다. 칠성로에서는 피카츄 퍼레이드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아이들이 피카츄 가면을 그렇게 들고 다녔나 보다. 제주공항에서도 판매하는 듯한데 새벽부터 오픈런을 했다고 하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행한 이벤트로서는 성공한 것 같다. 나도 조만간 가봐야겠다. 예약하고 가면 좋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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