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真天地開闢集団-ジグザグ (진천지개벽집단 지그자그, 신텐치카이뱌쿠슈-단 지그자그)
* 밴드에 대한 팩트보다는 추측이 난무하는 감상 위주의 글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지그자그를 먼저 소개할 줄은 나도 몰랐다. 현재의 시점으로 가장 빠져있는 밴드. 음악 전체를 좋아하지만 일본 음악은 밀레니엄 이전부터 좋아했던 시조새같은 존재라 이제는 나의 멘탈도 관리해준다. 특히 비주얼계 음악은 나의 초심과 비슷한 의미인데 이제 나이도 들고 현재 시장도 많이 축소되거나 달라진 것 같아 잠시 멀어지다가 최근에 지그자그를 만났다.
1. 지그자그와의 만남
계기는 올해 개봉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였다. 영화가 너무 완벽해서 TV판을 다시 정주행 하는데 오프닝 엔딩곡이 너무 좋은 것이다. 돌려 듣다가 완즈(WANDS)에 꽂히게 되었는데 예전에도 時の扉, 恋せよ乙女 는 자주 들었다. 지금은 새로운 보컬과 함께 완즈 5기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 앨범 곡들이 다 좋은 것이다. 1번 트랙 후렴 가사가 '데이빗 보위처럼 아름답게 죽을 수 있다면'이라니... 이 가사를 쓴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며 뒷조사를 하다가 알게 된 것이 바로 지그자그였다. (완즈 보컬 우에하라 다이시는 지그자그의 보컬 미코토사마와 친구...라는 컨셉의 동일 인물이라는 설이 있다)
한자 그대로 읽으면 진천지지만 일본 발음은 신텐치라서, 코로나 때 한창 난리였던 신천지와 아무 관계도 없는데도 그냥 지그자그라고 부른다. 세계관이 강한 밴드로 '愚かなものに救いの手を’ (어리석은 자에게 구원의 손길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작사 작곡 보컬 기타에 이것 저것 모두 담당하는 미코토사마를 필두로 2015년 결성했다. 원래 멤버였던 기타와 베이스는 탈퇴하고 세션 멤버였던 드럼의 카게마루와 기타 세션 멤버였던 류야가 베이스로 전향하며 현재의 멤버구성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금의 멤버로 완성되기까지 순탄치 않았겠지만 이 멤버 구성의 밸런스는 여러모로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음악적으로는 밴드의 중심인 미코토(사마 생략)의 실력과 노력, 폭넓은 음악 세계가 크게 작용하겠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두 멤버의 역할도 아주 좋다.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세계관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무조건 팬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음악만으로도 팬이 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음악적 시너지가 상승한다. 특히 카게마루의 드럼은 실력보다 비주얼이 더 부각된다고 생각하기 쉬운 비주얼씬을 비웃는 듯한 굉장한 실력이다. 말리스 미제르의 드러머 Kami 이후로 오랜만에 좋아하는 드러밍. 한 인터뷰에서, 미코토가 드럼 필인을 실제 연주가 힘들 정도로 어렵게 만들어오면 어째서인지 카게마루는 해낸다고 하는데, 미코토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하고 카게마루는 그냥 만들어진 필인이 좋아서 해내었다고 할 정도로 실력파이다. 류야는 베이스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곡을 잘 소화하고 있고 정신없는 미코토와 카게마루를 잘 정돈해 준다. 주기적으로 인스타나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한다.
처음에 노래를 들었을 때 여태껏 들어왔던 무수한 비주얼계 밴드들이 떠올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카그라와 디르를 가장 많이 떠올렸지만 일본밴드뿐 아니라 서양 밴드도 떠올리며 조금 오버하면 현재 비주얼락의 완성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초기 노래들이 비주얼록의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면 차츰 팝이나 메탈의 요소에 일본록의 멜로디를 얹어 좀 더 대중적으로 가는 기분이 든다. 최근 싱글 drip 도 굳이 비주얼계 밴드의 곡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 그 부분이 지금의 나에게 아주 잘 먹혔는데 이것저것 떠나서 곡을 잘 쓰고 실력이 좋다.
2. 소속 레이블 crimzon
소속 레이블은 crimzon 인 것 같은데 찾아본 바로는 오사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GIZA Studio의 산하레이블이라고. 일본 초대형 레이블 being의 인디레이블쯤 되는 듯하다. 지그자그와 甘い暴力라는 (달콤해도 폭력은 안됩니다) 두 팀이 소속된 것 같다. being이라고 하면 b'z, zard, 쿠라키마이... 그리고 완즈. 미코토와 우에하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연관이 있어 보인다. being 소속 밴드 breakerz가 being 트리뷰트 앨범을 만들 때 완즈의 곡에 우에하라가 코러스를 했다고 들었고 비슷한 시기에 한 프로듀서가 완즈의 보컬로 강력 추천했다고 알고 있다. 비주얼계 활동을 하던 그로서는 의외의 행보가 아닐지. 신기한 인연이다.
3. 좋아하는 곡
전부 좋다. 초기곡 중에서는 狙い投げ, 死にたい御年頃, 愛シ貴女狂怪性 을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メイドカフェ に行きたくて, 死神, aria, drip 도 좋아한다. 초기 앨범은 구하기가 어려워 현재 중고로도 꽤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발매 없으려나. 짧은 활동 기간에 비해선 라이브 EP도 있고 싱글과 앨범도 많이 나와 있어 심심하지 않다. 보통 진지한 곡(?)과 병맛 곡(?)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양쪽 다 거를 곡이 없다는 게 놀라운 점이다.
4. 그 외 감상
작년 11월 부도칸 라이브가 있었다. 출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메이저 데뷔를 하지 않고 부도칸 라이브를 한 것은 흔치 않다고 한다. 현재 빠른 속도로 팬들이 늘어가는 중이라고. 라이브 영상을 몇 개 봤는데 미코토의 역할이 너무 바빠 보였다. 기타 세션이 있지만 아무래도 미코토가 보컬 겸 메인기타 포지션에다 다른 멤버들이 화음 코러스는 하지 않는 것 같아 mtr을 많이 쓰는 듯. 단독 라이브에서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세밀하게 더 정리되겠지. 나는 이제까지 밴드를 좋아하면 거의 다 유명해지고 나서 좋아했는데 이렇게 앞으로 더 기대되는 밴드를 지켜보는 게 설렌다. 그리고 컨셉이 강하긴 하지만 무리하게 지키려고 하지 않는 점도 좋다. 무너지는 것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솔직하고 유쾌하고 즐겁다. 미코토가 오사카 출신 밴드라 그런지 말이 빠르고 웃기다.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승승장구할 것 같다.
미코토사마는 아무래도 진성 가성 데스보이스까지 쓰는 창법이니 목 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연습은 두 배 세 배로 할 텐데 컨디션 관리 잘해서 11월 홀투어에서는 아낌없이 날 뛰어 주었으면. 마음껏 응원해 드리겠습니다.
할 말은 너무 많지만 여기까지...
* 선곡이 어려웠지만... 역시 그들의 초심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愛シ貴女狂怪性'으로. 무도관 라이브 버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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