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제 에어콘을 틀지 않아도 잠들 수 있다. 가을이 성큼, 아직은 태양이 뜨겁긴 하지만.
01-03.
서울 이사를 위해 일주일만에 다시 상경. 언니와 함께 살던 서울 집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계약이 종료되어 이사를 하게 되었고 난 제주로 온지 3년이 되었지만 그 집에 대한 애정이 깊어 이사를 도와주러 갔다. 이미 짐을 거의 다 싸놓은데다 이사갈 집이 차로 5분이라 이동은 금방 끝냈고 정리도 대부분 끝내서 홀가분하게 제주로 내려왔다. 새 집에서 좋은 기운 많이 받고 행복하길.
집에 와서 오자켄 라이프 후드티 주문했다.
04.
뭔가 이사를 도와주었더니 내 집도 정리를 하고 싶어서 계속 미뤄두었던 밭을 정리했다. 상추는 꽃을 피우고 키만 웃자라서 다 뽑았고 (잘 먹었습니다) 깻잎과 콩잎도 자라긴 했으나 나 대신 벌레가 다 먹어서 뽑았다. 잡초도 정리하고 물을 많이 못 줘서 말라버린 꽃도 어느정도 정리했다. 그 중 봄에 심은 라벤더가 엄청 커서 잎이 엄청 자랐길래 꽤 잘랐는데 그냥 버리기에 너무 아까운거라. 뭘할까하다가 스머지스틱을 만들자!해서 깨끗한 라벤더를 골라 손에 움켜쥐고 마끈으로 둘둘 감았더니 꽤 괜찮은 것이다. 내가 쓰는거니 만들기도 쉽고 말리는 동안 걸어두니 향도 너무 좋다. 인센스 스틱 살 필요가 없어! 역시 원재료가 최고야.
06.
요즘 가장 빠져있는 3분기 애니는 노을빛 아웃포커스, 가장 빠져있는 드라마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08.
발이 늘 피곤해서 인스타 광고로 본 발편한 양말을 사보았는데, 발은 땀도 덜차고 편한 것 같긴하지만 발목이 너무 조여서 빨갛게 되기도 하고 알러지처럼 두드러기 같은 게 생기기도 했다. 신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역시 자연 소재로 돌아가야할 듯.
10.
지그의 새 EP와 작년 투어 블레 발매 소식.
12.
신입 직원의 프사가 봇치짱인가 싶어 물었더니 요루시카 관련 캐릭터라고 했다. 그러다 지난 도쿄 요네즈 라이브도 봤다고... 츠네타가 나온 내가 요네즈에 빠졌던 그것을 현장에서 봤다니 부러워서 참을수가 없었지만 어쩌겠어 참아야지. 그것과 동시에 아 이제 신시대구나, 시대가 바뀌었음을 또 한번 깨닫게 되었는데. 나의 과거에 대한 영화는 더 이상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 이제 과거는 묻어두고 현재를 살고 있는 그들에게 정보를 얻도록 하자.
13.
오랫동안 못 만났던 친구가 놀러온다는 소식. 서울에 있는 가라오케 메이트가 제주에 오고 싶다는 소식. 내가 왜 제주에 왔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떠올리는 요즘 이런 소식들을 들으면 그래, 그랬었지하고 깨닫고 만다. 나는 움직여야 할 때인 것을.
그나저나 왜 다시 더운거야...
16-18.
추석으로 본가 갔다옴. 비가 추적추적 와서 짐을 최소한으로 가져갔다. 이번에는 오는 사람도 없고 음식도 간촐하게 해서 내가 도착하니 이미 다 끝나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언니들 조카들 형부들과는 나름 즐거운 날을 보냈고 제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1시간 30분이나 연착되어 사람들이 화를 내고 사과를 요구하는 등 험난했지만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20.
비가 계속 왔다... 한번에 쏴아 몰아치다가 그쳤다가를 반복, 태풍이 온다더니 바람도 세졌다. 피해는 없습니다.
22.
아니 미코토사마...! カムサハムニダなんて! どういうこと?!
23.
어떻게 하루만에 가을이 된 거지... 춥다...
추석 전부터 온전히 쉰 날이 없어서 오늘은 빨래하고 푹 쉬었다. 집에 있는데 담장에서 만난 길냥이 세 마리. 노랭이, 쪼꼬미, 고등어 ㅋㅋ 너무 귀엽긴 하지만 위협해서 쫒아냈다.ㅋㅋ
티비 틀다가 '지옥의 화원'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각본은 바카리즈무, 주연은 나가노 메이. 이런 B급 감성 오랜만이라 재밌게 잘 봤다.
요즘 다리가 너무 아파서 풀** 종아리 마사지기 주문함. 써보고 후기 남겨보겠습니다.
26.
건강검진을 받았다. 주변에서 제일 가까운 동문시장 입구 맞은편의 함내과의원. 작년에도 여기서 받았기에 편하게 갔다왔다. 키와 몸무게는 그대로, 의외로 시력이 양쪽 1.5가 나와서 뿌듯했고 의사는 나의 문진표도 보지 않은채 ‘아픈데 없으시죠?’‘네’ 로 끝났다. 소요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금식하느라 너무 배가 고파서 끝나자마자 한림칼국수가서 보말죽 먹었다. 이후 디앤디가서 요코하마 준비겸 가나가와 트래블지 보고 수박 빈티지 갔다왔다. 파란 가을하늘이 좋다.
30.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이다. 요즘 내가 너무 평탄한 삶만 추구하며 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무기력해지는 것일까. 10월은 청소도 열심히 하고 외부 자극도 주면서 좀 바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내가 나의 의지를 실행할 수 있을까... 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