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오늘의 비에이
문득 싸늘해진 계절의 바람을 맞고 있자니 눈앞에 그때의 풍경이 펼쳐졌다. 홋카이도 여행 갔던 게 이맘때쯤인 것 같은데 하고 찾아보니 딱 7년 전 오늘이었다.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해진 홋카이도의 눈 덮인 풍경. 사실 러브레터의 그 오겡끼데스까 장면은 나가노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했다. (그 외의 촬영은 오타루에서 찍었다) 또 다른 영화에서는 배우 이민기 님이 몬베츠에 가서 유빙선을 타는 장면도 있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음...) 사람들의 이미지에서는 주로 홋카이도의 겨울만을 멋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굳이 눈이 오지 않아도 사계절 내내 자연이 눈부신 곳이 홋카이도다.
1. 어디 갔었지
홋카이도는 정말 큰 섬이다. 남쪽의 대한민국 면적보다 조금 작은 정도라 다 둘러보려면 꽤 오랜 시간이 들 것이다. 3박 4일의 일정으로는 입맛만 다시는 정도였고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만 갔었더랬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인천에서 신치토세공항으로 들어가 바로 오타루로 가서 하루, 비에이에서 하루, 삿포로에서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오타루에서 기억나는 것은 오타루까지 가는 기차 밖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오타루에서 라멘을 먹었는데 호시노겐의 음악이 나와서 반가웠다, 사카낙션의 야마구치 이치로의 고향이 오타루여서 어느 관광지 건물 안에 갔더니 기타와 싸인이 있었다, 오르골이 진짜 많았다 정도이다. 오타루가 작은 소도시 느낌이라면 비에이는 거대한 자연의 느낌이었다. 대중교통으로는 볼 수 없어서 택시를 타고 투어 했는데 처음에 2시간 얘기했다가 거의 4시간을 돌아다녔다. 비에이는 겨울도 유명하지만 라벤더밭으로 알려진 후라노를 같이 묶어 여름에도 성수기다. 그리고 각종 이름이 붙여진 나무들이 있다. (켄과 메리, 세븐스타, 크리스마스나무 등등) 이후에 근처에 있는 청의 호수와 흰수염폭포를 보고 삿포로로 돌아와 따뜻한 수프카레를 먹고 여행을 마무리했다.
2. 그 때의 풍경
자연이 아름다우니 사진 찍을 맛이 났다. 찍어도 찍어도 멋진 곳. 차가 없어 못 갔던 비에이의 나무들은 하루 숙박했던 알프롯지 사장님이 마침 나갈 일이 있으니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데려다주겠다고 하셔서 갈 수 있었다. 너무 고맙게도. 그 알프 롯지는 여태 묵었던 숙소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곳이었다. 밥이 너무 맛있었고 옥수수와 우유가 진짜 맛있었다.(홋카이도가 낙농업이 유명하다) 사모님이 오키나와 출신이셨다고 해서 기억에 더 남는다.
개인적으로 홋카이도는 언제 가도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물론 뚜벅이로는 어렵기 때문에 운전을 못 한다면 시간을 많이 들여 안전하게 천천히 움직이거나 운전을 할 수 있으면 렌트를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지금부터 춥기 때문에 옷과 모자, 장갑도 챙겨서 한껏 여유로운 자연을 즐기면 된다. 나는 청의 호수를 보고 흰수염폭포까지 눈을 맞으며 걸어갔는데 적절한 인도가 없어 추천하지는 않으니 교통편만 잘 해결되면 아주 좋은 여행지다. 역시 자연이 좋은 곳은 접근하는 허들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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