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나호텔 익스프레스 나고야 후시미에키마에 (henna hotel express 名古屋 伏見駅前)
한 달 전에 나고야로 여행을 잠시 갔었는데 그때 묵었던 호텔이 후시미역 앞에 있는 헨나호텔이었다. 동행한 친구가 예약한 곳이었는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가격대도 괜찮은 비즈니스 호텔의 느낌이었다. 일본어로 헨(変だ의 変)이라고 하면 이상하다는 뜻이지만 이 호텔은 변하다 (変わる)라는 동사의 한자를 이중의미로 쓰고 있는 듯하다. 이상한 호텔로서 사람 직원이 아닌 로봇과 공룡이 맞이해 준다고 하는데 세계 최초로 로봇이 일하는 호텔로 기네스에도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 변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각지에 지점이 있고 서울 명동과 미국 뉴욕에도 지점이 있다.
1. 헨나호텔 익스프레스 1호점
안타깝게도 내가 갔던 나고야 후시미에키마에점에는 공룡이 없었다. 대신 유일하게 익스프레스라는 단어가 붙어있는데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모두 제한 대신 10초만에 체크인이 가능한 신시스템을 사용한다는 게 차별점이다. 예약 시에 발행된 바코드를 기계에 인식하면 정보가 나오고 고객이 확인 후 서명만 하면 체크인이 완료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이 되어있는데 사실 우리가 갔을 때는 기계가 여권 인식을 잘 못해서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1층으로 들어가면 긴 통로 입구 옆에 조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하치'가 있고 공용 화장실도 있다. 2층이 리셉션인데 로봇이나 공룡대신 보통 호텔처럼 사람 직원이 맞이해 주지만 시스템 화면에 예약 정보는 직접 입력하도록 되어있다. 이름이나 번호로 조회해서 예약 정보가 뜨면 확인하고 여권을 스캔하면 체크인은 완료, 이후 인쇄되는 카드키와 조식 쿠폰을 받아 간단한 직원의 설명을 들으면 된다. 2층 리셉션 옆 공간에 공용 화장실이 있고 만화책이 가득 있는 휴게 공간도 있다.
우리가 묵은 객실은 6층으로 창문은 옆 건물로 막혀 뷰는 없었다. 작년에 오픈해서 그런지 객실은 깨끗하고 깔끔했다. 침대도 꺼지지 않았고 어메니티는 일반 비지니스 호텔처럼 갖추어져 있었으며 치약, 칫솔,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를 제외하고는 2층에서 필요한 것을 알아서 가져오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트윈베드룸이었는데 좁다면 좁은 공간이긴 하지만 콤팩트하게 잘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객실마다 LG스타일러가 있는데 이게 은근 쓰임이 좋았다. (호텔에서도 스타일러로 홍보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하다.) 날씨가 생각보다 더워서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수압도 괜찮고 건물 내에 자판기와 얼음도 있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코인 세탁기도 아마 있었을 것이다.
아쉬웠던 건 무료 제공되는 물이 없었다는 것과 테이블이 없다는 것 정도이다. 미니바는 없어도 물이나 공용 정수기는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벽걸이TV 밑에 있는 책상과 의자가 전부여서 친구와 같이 밤에 회포를 풀기에는 자리가 마땅하지 않았다.
2. 조식과 위치의 접근성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조식이었다. 조식 쿠폰은 날짜별로 하루 한 장씩 인쇄해서 주는데 1층에 있는 레스토랑 하치에 가서 당일 날짜가 찍혀있는 쿠폰을 주면 직원이 안내해 준다. 메뉴는 일본식, 서양식, 나고야식 정식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되고 고른 후 자유롭게 앉거나 직원이 자리를 정해주기도한다. 식사 외에 커피, 주스, 우유, 날계란 등은 셀프 코너에서 먹을 수 있고 밥도 추가로 더 먹을 수 있다. 나는 3박을 지냈기 때문에 매일 다른 메뉴를 골라 셋 다 먹어보았는데 모두 다 입맛에 잘 맞았다. 일본식은 연어와 계란말이, 서양식은 소시지와 쌀로 만든 빵, 나고야식은 오니기리와 닭날개튀김이 나오는데 기본 반찬은 고정이라 비슷하고 메인 메뉴만 하나씩 바뀌는 게 집밥 같고 좋았다.
그리고 위치가 정말 좋았다. 날씨가 좋았다면 (너무 덥지 않았다면) 일정내내 걸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딱 중심지에 있었다. 이번에 나고야 여행 일정은 나고야 역부근, 사카에, 오스거리, 나고야성 등이었는데 호텔에서 각 지역까지 걸어서 20분 내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게다가 나고야는 일본 본섬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나고야역에서 출발하는 신칸센이나 열차도 많은데 호텔이 후시미역 바로 앞에 있어 걸어도 20분, 나고야역까지 1정류장이라 접근성이 좋았다. 여행은 물론이고 업무차 나고야에 와도 이동하기가 아주 좋을 거리였다. 조식을 먹으며 보니 단체 관광객도 꽤 보였다.
나고야시가 관광 도시라는 느낌보다 비즈니스나 일상 생활감이 많이 묻어있어서 그런지 익스프레스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간단하고 빠르게 오갈 수 있고 군더더기 없이 머물 수 있어 좋다. 이번에 잘 지내고 왔기 때문에 앞으로 각 지역의 헨나호텔을 찾아다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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