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제주북페어 나들이
어제와 오늘, 제주시 종합체육관의 한라체육관에서 제주북페어 책운동회가 열렸다. 주최 및 주관은 제주시 탐라도서관이고 독립출판물 제작자, 소규모 출판사, 독립책방 등 총 200여 팀이 참여했다. 입장료도 주차장도 무료, 몇 년째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북페어에 2년 만에 가보았다. 일회용 테이크아웃 잔 반입이 제한되고 텀블러를 가져오면 커피를 주며, 구입한 책을 담아갈 가방을 가져가야 하고 책 10종을 구입하면 책보자기를 선물로 주는 등 환경을 생각한 부분도 보였다.
1. 다양한 프로그램
부스운영 외에 30일과 31일 각각 13시부터 서너차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30일에는 나도 즐겨보는 제주 매거진 인 <iiin>의 편집장 고선영 님이 로컬 매거진에 관해서, 제주 대표 뉴스레터인 '픽제주 picjeju'의 조인래 님이 뉴스레터로 로컬에서 소통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31일에는 김진섭 님이 북바인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4.3이 나에게 건넨 말'의 한상희 작가가 직접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주었다. 도담스튜디오에서는 폐플라스틱 업사이클 합판과 철제 프레임을 활용한 모듈 북스탠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가족의 참가도 많은 페어답게 어린이들이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천드로잉, 오목팡팡 등의 놀이 쉼터를 운영했고, 주최사인 탐라도서관에서는 자체 프로그램인 <독자에서 작가로 생각에서 세상으로, 제주독립출판>의 1-4기 수강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독자였던 입장에서 이제는 작가로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낸 한 권의 책을 보니 그들의 설렘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또한 참가한 팀에서 추천한 책도 한 권씩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코너를 기웃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서서 또는 구석에 앉아서 그들의 선택을 흥미롭게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나도 한 쪽에서 '이다의 자연 관찰일기'를 펼쳤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년 전에 왔을 때는 독립 출판계가 더 이상 새로운 것 없는 정체기인가 생각했었다. 그때는 여행, 환경, 젠더에 관련된 주제가 유난히 많아 보였고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핵심은 비슷해 보였달까. 올해는 음, 2기가 시작되었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각 분야에서 좀 더 매니악해지고(?) 주관적인 면이 부각되면서도 표현 자체는 부드러워진 느낌. 판형과 두께, 제본 방식 등은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았다. 그야말로 인디펜던트의 날 것이 느껴졌다. (정작 본인은 음반이든 책이든 규격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탐라도서관은 제주시의 도서관 중에서도 독립 출판물이 가장 많고 따로 코너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던 탓인지 가장 현대적인 도서관 느낌이었다. (벚꽃도 예쁘다) 공공도서관이라도 운영 방향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도서가 다르니 그때그때 기분에 맞춰 돌아다니면 은근히 재밌습니다.
2. 벚꽃은 필 만큼 폈다
행사장 가는 길에 전농로를 지나갔는데 축제때와 맞먹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무대행사만 없을 뿐이지 들썩한 분위기는 축제 때와 다름없었다. 2-3일 후면 절정일 것 같았는데 종합경기장도 비슷했다. 80퍼센트 정도는 다 피었고 아직 안 핀 나무도 군데군데 있었는데 만개보다 꽃잎 떨어지는 때를 더 좋아하는 나는 다음 주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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